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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누르면 천만원을 주는 '5억년 버튼'이 있다면 누르실건가요

by ♠ 잡학박사 ♠ 2022. 2. 23.

한번 누르면 천만원을 주는 버튼이 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누른 사람의 정신이 어딘가로 워프(순간이동)해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5억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요. 

 

그 곳은 타일바닥 외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고, 죽거나 잠자는 등 의식을 잃는 행위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그저 의식이 살아있는 상태로 살아야합니다. 하지만 5억년이 끝나는 순간 정신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오고, 5억년의 시간동안의 기억은 모두 살아집니다. 

 

기억이 지워졌기 때문에 버튼을 누른 사람 입장에서는 '어, 뭐야, 벌써 끝났어? 순식간에 천만원을 벌었네'라고 생각될수도 있습니다. 

 

위 이야기는 '5억년 버튼'이라는 일본만화의 스토리입니다. 만화에서는 3명의 유치원생 친구들이 나오고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 버튼을 누르게 되는데요. 

 

스네로라는 아이의 시점에서 5억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과정을 묘사하는데요. 엄청난 시간앞에서 인간은 우주만물의 근원을 이해하고 신과 같은 존재가 되지만, 5억년이 지난후에는 이 모든 진리를 깡그리 잊어버리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옵니다. 

 

https://youtu.be/juHEXDArFQQ

 

유튜브채널 '휴지'에서 이 이야기를 소개한 영상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굉장히 병맛 개그코드일것 같은 그림인데 내용은 이렇게나 심오하다니요. 어떻게 이렇게 미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뭔가 일본사람답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나라면 '5억년 버튼'을 누를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죠. 현실세계에서는 1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실제로는 억겁의 시간인 것이죠. 

 

실제로 이 버튼을 누를것이냐 마느냐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있습니다.

 

 

누르는것이 낫다는 입장에서는 5억년이 지난후 당사자가 완전히 기억할 수 없게 되는 것 자체를 중요한 것으로 두는것이죠. 어떠한 고통도 후유증도 남지 않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버튼을 누르는 자아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5억년간 고통을 겪었다고 해도 모든 것이 흔적도 기억도 기록도 없이 사라진다면, 그것이 실제로 고통을 겪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수면내시경과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물론 내 정신이 어딘가로 워프했다가 돌아오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동안의 내 육신에서 일어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으로 남고, 나에게도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르죠. 

 

그러나 버튼을 누르지말아야한다는 입장에서는 버튼을 누른 후 5억년은 꿈을 꾸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꿈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낄수 없지만, 5억년은 그대로 체감해야한다는 것이죠. 

 

그들에게 자아는 5억년을 오롯이 겪어내는 자아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실제로 BBC방송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48시간을 견뎌내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아무런 자극을 받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루함을 떨치기위해 몸부림을 치고, 이후에는 환각과 환청이 들리고 뇌기능이 점점 떨어집니다. 

 

인권차원에서 장기적인 실험은 불가능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상태가 장기로 지속된다면 뇌기능이 완전히 퇴화하여 생각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태가 될것이라고 합니다.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온 우주만물의 진리를 깨닫게 되지만, 실제로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이 된다면 아무리 오랜시간 생각에 잠겨도 지식과 정보는 생기지 않을것이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이 우주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는것은 착각일뿐이라는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영화 앤트맨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죠. 양자세계로 빨려들어간 와스프의 엄마가 그 안에서 긴 세월을 보내며 혼자 연구하여, 많은 이론을 도출하고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갖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원래부터 과학자였기 때문에 토대가 되는 지식이 많아서 그나마 약간은 가능성이 있지않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새로운 정보가 없다면 사고만으로 구축한 이론은 잘못된 가정이 들어가서 틀린 결과가 도출되었을수 있습니다. 

 

앤트맨에서는 양자세계를 견디고 돌아온 와스프의 엄마가 뭔가 멋지게 그려졌지만, 현실의 시간과 다르게 흘러가는 가상세계가 고통스럽고 무서운 것으로 그려지는 작품들도 꽤 있습니다. 

 

한 철학과 교수는 버튼을 누르기 전 나와 버튼을 누른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타인이라고 보고, 기억이 삭제되는 순간을 죽음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버튼을 누르기 전 나는, 버튼을 누른 후의 나를 위해 희생하는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했죠. 

 

여러분은 어떤 결정을 하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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